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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3개월차 일기장

작년 12월쯤, 퇴근길에 회사 동료분들과 간단히 문정역에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맛있게 잘 먹고 지하철을 타고 가락시장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려는 환승구간, 뭔가 몸이 이상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이 가던 분께서 뭐라뭐라 얘기하시는데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정신이 없어서 들을 경황이 없었다.)
열차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드는 생각은

기절할 것 같다. 죽을 것 같다. 숨을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 뭔가 몸이 잘못된 것 같다. 라는 것이었다.

손은 차가웠고 괜찮아 지는 것 같다가도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할질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지하철을 타고가다 내리다를 반복, 혹시 급체인가 싶어 화장실을 찾아 토해보기도 했지만 진정은 안됐다.

그렇게 30분가량 가다서다를 반복해 결국 중간에 바깥으로 나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명치 끝이 약간 아픈것 같아 그냥 급체겠거니 하고 넘겼고 다음날 되니 그런대로 버틸만 한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5월 중순쯤부터 생겼다가 없어진 어지럼증이 도졌다. 심하진 않았는데 계속 신경쓰이는 정도.

그러다 없어지겠거니 하고 냅뒀다가 올해 설을 지낸 다음주.. 마찬가지로 퇴근길에 회사 동료분들과 식사를 하고 집에 가는 길에 또 다시 기절할 것 같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재발했다. 12월에 왔었던 충격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그 이상한 감각이 계속 됐다.
그 이후로 거의 한달이 넘는 시간동안 몸이 계속 좋지 않았다. 불면증이 오기도 했고 식욕이 없어지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내 증상을 검색해봤을 때 일치하는 병은 하나 밖에 없었다.

공황장애

내가 겪은 증상은 공황발작에 이은 예기불안 상태의 연속으로 몸이 심하게 긴장되어있는 상황이었다. 손에 땀은 항상 나고 있었고 작은 소리나 충격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스트레스 받는 환경 (어두운 곳이라던지, 사람이 많은 곳이라던지, 대중 교통이라던지) 에 오랜시간 노출되면 컨디션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을까 고민을 거듭했다. 생각하면 할 수록 공황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날이 갈수록 몸상태는 괜찮아지고 있었고.. 최근에 이직준비나 집안일 때문에 신경쓴 일들이 너무 많아서 일시적인 문제겠거니 했다.
솔직히 약을 먹는다는게 걱정되는게 제일 크기도 했다.

그러다 약 2주전, 이직 전 휴가를 내고 쉬는 날 여자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다시 가볍게 증상이 생겼다.

손에 땀이 나고 답답하고.. 

결국에 정신건강의학과를 갔다.
증상을 얘기 했었고 작년 5월부터 뒤통수쪽이 계속 무겁고 띵했던 것 부터 자잘한 얘기들을 다 했다.
의사쌤은 병명을 도리어 나한테 물었다. "뭔지 아시죠?"
인터넷 뒤져봤더니 공황장애라고 나오는 것 같다고 했더니 아주 전형적인 공황증세라고 한다.
공황장애 환자중에 상당수가 갖고 있는게 뒤통수 묵직한 증상이란 얘기도 들었다.

작년 5월, 갑자기 불려들어가서 2달간 파견생활을 하다가 나왔다. 교통사고도 있었고, 회사가 너무 짜증나지기 시작했던 시기기도 하고, 담배도 안피기 시작하면서 그 때부터 전조증상이 나타났던 것 같다.

결론은.. 뭐. 약 처방받고 있다.

신경안정제 복용중이고 약 2주가량 먹고 있는데 예후 상황이 아주 좋다. 간헐적으로 불안감이 있긴 한데 아주 가벼운 수준으로 넘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 스스로가 스트레스에 아주 강한 편이라고 생각을 했다.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절대 그냥 넘어가는 일 없이 누군가에게든 풀어낸다. 말을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운동도 안하는 편은 아니었다. 우울한 기분도 중2 이후로는 가져본 적 없고 그런데.. 모르겠다. 생각보다 내가 멘탈이 취약했나보다. 아니면 멘탈과 공황과는 전혀 상관없을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어쨌건, 공황장애가 생기면 당장 정신건강의학과에 바로 가보자. 아주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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