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가는 마을버스에서 있었던 일.

힘이 없었다. 오늘. 유난히 힘들었다. 한건 없는데 말이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사람들이 많이 탄다. 좀처럼 중간에 내리지도
않는다. 덥다. 비니를 쓰고 있어서 그런지 머리에 땀이찬다. 이럴땐
그냥 머리 기르지 말고 빡빡 밀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실 진작에
밀었어야하는데 시간이 없다.
쌍문역에 도착했다. 덥다. 빨리 마을버스를 타야지.
앞에 술이 많이 취한 아저씨가 같은 버스를 향해 걸어간다.
같이 마을버스를 탔다. 05번인가 06번인가.
먼저 탄 이 아저씨가 버스카드를 대는데 찍히질 않는다.
내가 먼저 찍었다.
아저씨 그냥 뒤로 간다. 귀찮아서 쳐다보지도 않았다.
운전기사 아저씨 많이 신경쓰이시나보다. 하긴 취객 상대하는거
아무리 성인군자라도 짜증날거다. 말이 안통하니까.
조금 시간이 흘렀다. 출발을 안한다. 좀 짜증났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뒤로 가버린 취한 아저씨한테 말한다.
"돈 내셔야죠~"
취한 아저씨가 갑자기 신경질을 낸다. 자기도 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다짜고짜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이상한 횡설수설을 한다.
이거 어째 분위기가 짜증나는게 이 취객으로 인해 집까지 가는길이
멀어질것 같은 예감이다.
대충 출발 했다. 중간중간에도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돈을 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다.
중간쯤 왔을때 이 취객 뒤로 갔다가 갑자기 다시 운전기사아저씨 한테
가더니 이름이랑 차번호를 물어본다.
어떻게든 해꼬지를 해야지 속이 풀리려나보다.
난 분명 똑똑히 들었다. "에이 세상에 더러운사람들이 왜이렇게 많아."
자기 입으로 그랬다. 혼자만 모르고 있다. 안에 타고있던 승객 모두
그 아저씨때문에 짜증나 있었다는걸.
다행히 싸움은 안났다. 모르지 종점까지 갔을지도.
참.. 정말 참.. x같은 날이었다. 그 네거티브한 아우라가 퍼져있는
술취한 직장인의 모습. 그 사람도 어떤 한 가정의 아버지일꺼고
한 여자의 남편일꺼고 형일꺼고 동생일텐데. 마찬가지로 그 운전기사
아저씨도 한 가정의 가장일꺼고.
대체 왜 이렇게 세상은 돌아가는건지. 그런일로 짜증나는 나 자신도
짜증나고 말이야. 휴..

by muzie | 2007/04/14 01:19 | Blah-Blah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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